Proxmox 홈서버, 다시 켜본 이유는 정리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켠 건 맞지만, 다시 시작하는 건 아닙니다
이전에 Proxmox 홈서버 운영을 접게 된 이야기를 쓴 적이 있습니다. 네트워크 불안정성과 전기 요금 문제로 홈서버 운영을 중단했던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그 노트북의 전원 버튼을 다시 누르게 됐습니다.
오해가 없도록 먼저 말씀드리자면, 셀프 호스팅을 재개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 저는 Oracle Cloud 무료 티어로 필요한 시스템을 충분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료로 제공되는 자원만으로도 지금 당장 필요한 서비스들을 돌리는 데 부족함이 없다 보니, 조금이라도 전기세를 추가로 지출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을 하게 됐습니다.
다만, 추후 Oracle Cloud 무료 티어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시점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를 대비해서 이 노트북이 어느 정도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정리해두고 싶었습니다. 일종의 인벤토리 점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접속부터 막혔습니다: 서브넷이 달랐던 문제
Proxmox 웹 UI에 접속하려면 브라우저에서 https://IP주소:8006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기존에 설정해둔 IP로 접속을 시도했는데, 페이지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Proxmox 서비스 자체의 문제인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ping 192.168.200.192
결과는 100% 패킷 손실이었습니다. 포트 문제가 아니라 IP 레벨에서 아예 통신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접속하려는 맥의 IP를 확인해보니 원인이 바로 보였습니다.
맥 IP: 192.168.201.128 (서브넷 192.168.201.0/24)
Proxmox IP: 192.168.200.192 (서브넷 192.168.200.0/24)
같은 공유기에 연결되어 있었지만, 서브넷이 달랐습니다. Proxmox는 설치 시 고정 IP를 수동으로 설정하는데, 당시 192.168.200.x 대역으로 입력해둔 것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공유기의 DHCP 대역은 192.168.201.x였고, Proxmox는 static IP라 공유기 대역과 무관하게 자신이 설정된 IP를 고수하고 있었습니다.
해결: /etc/network/interfaces 수정
Proxmox 노트북에 직접 모니터와 키보드를 연결한 뒤, 네트워크 설정 파일을 수정했습니다.
nano /etc/network/interfaces
기존 설정에서 IP와 게이트웨이를 현재 공유기 대역에 맞게 변경했습니다.
# 변경 전
address 192.168.200.192/24
gateway 192.168.200.1
# 변경 후
address 192.168.201.192/24
gateway 192.168.201.254
저장 후 네트워크 서비스를 재시작했습니다.
systemctl restart networking
다시 ping을 보내자 응답이 돌아왔고, https://192.168.201.192:8006/으로 Proxmox 웹 UI에 정상 접속할 수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단순한 문제였지만, 네트워크가 안 될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서브넷 일치 여부라는 점을 다시금 상기하게 됐습니다.
Linux에서 컴퓨터 스펙 확인하기
Proxmox에 접속한 본래 목적은 이 노트북의 하드웨어 스펙을 정리하는 것이었습니다. Proxmox 웹 UI의 Summary 탭에서도 대략적인 정보를 볼 수 있지만, 셸에서 직접 명령어를 실행하면 더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CPU 확인: lscpu
lscpu
CPU 모델명, 코어 수, 스레드 수, 최대/최소 클럭, 캐시 크기, 가상화 지원 여부 등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메모리 확인: free -h
free -h
-h 옵션은 human-readable 형식으로 GB/MB 단위로 보여줍니다. 전체 메모리, 사용 중인 양, 여유 공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스크 확인: lsblk
lsblk
블록 디바이스 목록을 트리 구조로 보여줍니다. 디스크 크기, 파티션 구성, 마운트 포인트를 파악하는 데 유용합니다.
전체 하드웨어 요약: lshw
sudo lshw -short
CPU, 메모리, 디스크, 네트워크 등 전체 하드웨어를 한 화면에 요약해서 보여줍니다. 설치가 안 되어 있다면 sudo apt install lshw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Proxmox 노트북의 스펙 정리
위 명령어들을 실행한 결과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CPU: Intel i5-6300U @ 2.40GHz (2코어 4스레드, 최대 3.0GHz)
RAM: 8GB
디스크: 256GB SSD
가상화: VT-x 지원
디스크 파티션은 Proxmox가 설치 시 자동으로 LVM으로 구성해둔 상태였습니다.
EFI 부팅: 1GB
Proxmox OS: 69.5GB (pve-root)
스왑: 7.5GB (pve-swap)
VM 스토리지: 141.6GB (pve-data)
6세대 ULV(초저전압) 모바일 칩이라 성능이 뛰어나진 않지만, 가벼운 VM 한두 개를 돌리기에는 충분한 스펙입니다. 이전에 NestJS 크론 서비스와 React 프론트엔드, API 서버를 Docker로 올려 운영했을 때도 리소스가 부족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습니다.
다시 계산해본 예상 전기세
이전 글에서 홈서버 전기세를 관리비 기준으로 약 4,000원으로 추산했었는데, 이번에 스펙을 정리하면서 좀 더 구체적으로 계산해볼 수 있었습니다.
이 노트북에 탑재된 i5-6300U는 Intel 6세대 ULV(Ultra Low Voltage) 모바일 칩으로, TDP가 15W입니다. 노트북 서버를 24시간 가동한다고 했을 때, 화면을 끄고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의 평균 소비 전력은 대략 다음과 같이 추정할 수 있습니다.
노트북 idle (화면 끔, 뚜껑 닫음): 약 8~12W
경량 VM 부하 (5분 주기 크론 등): 약 12~18W
평균 추정치: 약 15W
5분마다 크론이 실행되긴 하지만, 실제 작업 시간은 짧고 대부분의 시간은 idle 상태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월간 전력 소비를 계산하면 이렇습니다.
15W × 24시간 × 30일 = 10,800Wh = 약 10.8kWh/월
한국 가정용 전기요금은 3단계 누진제가 적용됩니다. 기존 가구 사용량에 따라 이 10.8kWh에 적용되는 단가가 달라집니다.
1구간 (0~200kWh): 기본요금 910원 + 120.0원/kWh
2구간 (201~400kWh): 기본요금 1,600원 + 214.6원/kWh
3구간 (400kWh 초과): 기본요금 7,300원 + 307.3원/kWh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부가가치세(10%)와 전력산업기반기금(3.7%)입니다. 전력량 요금에 이 부가금이 더해지면 체감 금액이 꽤 달라집니다. 가구 전체 사용량이 이미 3구간에 해당한다고 가정하고, 홈서버 추가분만 계산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전력량 요금: 10.8kWh × 307.3원 = 3,319원
+ 부가가치세 (10%): 332원
+ 전력산업기반기금 (3.7%): 123원
─────────────────────────────────────────────────
합계: 약 3,774원
반올림하면 약 4,000원입니다. 이전 글에서 관리비를 보고 대략 4,000원이라고 추산했던 것이, 3구간 단가에 부가세와 기금까지 포함하면 거의 정확한 계산이었던 셈입니다. 가구 사용량이 2구간에 머문다면 약 2,600원, 1구간이라면 약 1,500원 정도로 낮아집니다. 위 단가는 2025년 한국전력 주택용 전기요금표를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그래서 당장은 꺼두기로 했습니다
스펙을 확인하고 전기세까지 다시 계산해보니, 이 노트북이 어떤 역할까지 감당할 수 있고 어느 정도의 비용이 드는지 윤곽이 잡혔습니다. Node.js 기반의 경량 서비스들, 모니터링 도구, 광고 차단 같은 네트워크 유틸리티 정도는 넉넉하게 돌릴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섭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Oracle Cloud 무료 티어의 ARM 인스턴스가 제가 필요한 것들을 충분히 소화하고 있고, 무료인 한 그쪽을 우선으로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진 구간에 따라 월 1,500원에서 4,000원 사이의 비용이긴 하지만, 0원과는 분명히 다릅니다. 특히 24시간 가동해야 하는 서버라면, 무료 자원이 있는데 굳이 비용을 발생시킬 이유가 없습니다.
결국 이 노트북은 다시 조용히 뚜껑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스펙과 네트워크 설정, 그리고 예상 전기세까지 정리된 상태이므로, 언제든 필요한 시점이 오면 꺼내서 바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준비는 해둔 셈입니다.
관련 글
Proxmox와 함께한 셀프 호스팅 여정: 홈서버 운영을 접게 된 솔직한 이야기
Proxmox 홈서버로 셀프 호스팅을 시작했지만, 예상치 못한 네트워크 불안정성과 전기 요금 부담으로 운영을 중단했습니다. 실제 경험을 통해 얻은 솔직한 교훈을 공유합니다.
Docker가 내 DB 서브넷을 점유하고 있었다 — OCI 네트워크 충돌 삽질기
Tailscale로 HeatWave에 접속하려는데 No route to host 에러가 발생했습니다. 원인은 Docker가 HeatWave와 같은 IP 대역을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Docker 네트워크 대역 변경과 Coolify 재설치까지의 삽질 기록.
작은 서비스에도 모니터링이 필요한 이유 - NestJS + Prometheus + Grafana Cloud 구축기
작은 서비스도 리소스 제약 때문에 모니터링이 필수입니다. NestJS에 Prometheus와 Grafana Cloud를 연동하여 효율적인 리소스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법을 알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