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ude Code에 설치한 SuperClaude, 정말 필요했을까?
Claude Code를 쓰면서 생산성을 높여보겠다는 생각에 SuperClaude라는 프레임워크를 설치했습니다. 15개의 전문 에이전트, 22개의 슬래시 커맨드, 6개의 MCP 서버 연동까지. 스펙만 보면 꽤 그럴듯했습니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나고 나서야, 이것들이 실제로 내 작업에 도움이 되고 있는지 진지하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설치했던 것들
SuperClaude v4.0.9는 크게 세 가지를 제공했습니다.
에이전트 15개 — backend-architect, frontend-architect, security-engineer 같은 전문 페르소나들입니다. 각각의 시스템 프롬프트가 정의되어 있어서, 특정 작업에 맞는 전문가를 호출할 수 있다는 콘셉트였습니다.
슬래시 커맨드 22개 — /sc:implement, /sc:analyze, /sc:brainstorm 같은 워크플로우 커맨드들입니다. 여러 에이전트와 MCP 서버를 조합해서 복잡한 작업을 오케스트레이션하겠다는 설계였습니다.
MCP 서버 연동 6개 — sequential-thinking, context7, serena, morphllm, magic, playwright. 외부 도구들과 연결해서 기능을 확장하겠다는 의도였습니다.
실제로 쓰고 있었나?
돌이켜보니, 답은 명확했습니다.
에이전트 14개가 Claude Code 내장 기능과 100% 중복이었습니다. Claude Code에는 이미 backend-architect, frontend-architect, security-engineer 같은 서브 에이전트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SuperClaude의 에이전트 파일들은 이름도 동일하고 역할도 같았습니다. 설치할 때는 몰랐지만, 이미 있는 기능을 겹쳐 놓은 셈이었습니다.
유일하게 고유했던 것은 business-panel-experts라는 에이전트였습니다. 피터 드러커, 마이클 포터 같은 9명의 비즈니스 사상가 페르소나를 구현한 것인데, 솔직히 한 번도 사용한 적이 없었습니다.
슬래시 커맨드 22개는 아예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이 커맨드들은 sequential-thinking, context7, serena, morphllm 같은 MCP 서버가 설치되어 있어야 동작하는 구조였습니다. 그런데 이 MCP 서버들 대부분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의존성이 충족되지 않은 기능이 22개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컨텍스트 윈도우라는 유한 자원
여기서 중요한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이 안 쓰는 기능들이 단순히 파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매 대화마다 컨텍스트 윈도우를 소비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Claude Code는 대화를 시작할 때 사용 가능한 스킬 목록을 시스템 리마인더에 포함합니다. /sc:analyze, /sc:implement 같은 22개의 커맨드가 매 메시지마다 약 500-800 토큰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CLAUDE.md에서 참조하던 MCP_Morphllm.md 파일은 설치되지도 않은 MCP 서버의 가이드인데, 시스템 프롬프트에서 약 300 토큰을 소비하고 있었습니다.
긴 대화에서 컨텍스트 윈도우가 부족해지면 이전 대화 내용이 압축되거나 잘립니다. 불필요한 스킬 목록이 매번 공간을 차지하면, 정작 중요한 코드나 대화 맥락이 밀려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정리한 것과 남긴 것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정리를 진행했습니다.
삭제한 것 (38개 파일):
- 에이전트 15개 (
~/.claude/agents/*.md) - 슬래시 커맨드 22개 (
~/.claude/commands/sc/*.md) - SuperClaude 메타데이터 (
.superclaude-metadata.json) MCP_Morphllm.md파일 및 CLAUDE.md 참조
유지한 것:
/blog,/writing,/obsidian— 직접 만든 커스텀 스킬입니다. 실제 블로그 작성 워크플로우에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고, 꾸준히 활용하고 있습니다.MODE_Brainstorming.md,MODE_Task_Management.md— 직접 작성한 작업 모드 정의입니다. 모호한 요청을 구조화하거나 복잡한 작업을 추적하는 데 유용합니다.MCP_Magic.md,MCP_Playwright.md— 실제로 설치되어 있고 사용하는 MCP 서버의 가이드입니다.
범용 프레임워크보다 프로젝트 특화 스킬
이번 정리에서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범용 프레임워크보다 프로젝트에 맞는 작은 스킬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점입니다.
SuperClaude의 22개 커맨드는 어떤 프로젝트에든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제 프로젝트는 NestJS + Next.js 모노레포에 MongoDB와 MySQL을 함께 쓰는 특수한 구조입니다. 범용 커맨드가 이 맥락을 이해할 리 없었습니다.
반면 직접 만든 /writing 스킬은 Obsidian 노트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서, 블로그 가이드라인을 확인하고, 초안을 생성하고, SEO 메타데이터까지 붙이는 일련의 흐름을 하나의 커맨드로 처리합니다. 제 워크플로우에 정확히 맞는 도구입니다.
외부 도구를 도입할 때 확인할 것
이번 경험에서 얻은 교훈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이미 내장된 기능과의 중복을 확인해야 합니다. Claude Code의 내장 서브 에이전트 목록을 먼저 파악했다면, 14개나 되는 중복 에이전트를 설치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둘째, 의존성이 충족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6개의 MCP 서버를 기대하는 커맨드를 설치하면서, 정작 그 MCP 서버들은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기능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한 번이라도 테스트해봤다면 바로 알 수 있었을 것입니다.
셋째, 컨텍스트 윈도우 비용을 의식해야 합니다. AI 도구에서는 설정 파일이나 플러그인이 단순히 디스크 공간만 차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매 대화마다 토큰이라는 실질적인 비용이 발생합니다.
결국, 도구는 많을수록 좋은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쓰는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걷어내는 것, 그것이 진짜 생산성 향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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